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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후기


밟아도 뿌리 뻗는 잔디풀처럼, 시들어도 다시 피는 무궁화처럼,
절망에 굴하지 않고, 시련속에 자신을 깨우쳐가며,
목동 팬싸인회에 다녀 왔습니다. -_-;

완전체 팬싸인회 관람권 당첨의 고문을 당한 후, 가장 두려워하던게 바로 다음 팬싸 공지가 뜨는거였고,
걱정하던 대로 바로 그 '다음 팬싸' 공지를 보고 나서는 "ㅅㅂ, 이번엔 안 사! 안 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얼마 안가서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 상태로 변하긴 했지만서도. -_-;;;

어쨌거나 수요일 오후까지만 해도 (응모 마감은 목요일 초저녁이라 사실상 마지막 날이었죠)
계속 지를까, 쿨하게 패스할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예기치못한 회의에 끌려가서
퇴근이 계속 늦어지게 되자 회의시간에 "몇시까지는 회사를 나가야지 cd사러 갈수있는데"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래서 뭐... 다행히(?) 적당한 시간에 회의가 끝나길래 더 생각할 거 없이 그냥 바로 목동으로 가서 cd를 샀습니다.

여차저차해서 금요일 저녁때에는 다시 목동에 가게 되었고... 번호표와 함께 약도 하나를 받아 들었습니다.
지난 완전체때는 응모와 동시에 선물(...이라기보다 사실 '나는 니 팬임'이라는 인증용 아이템)도 준비했었는데
이번엔 응모 자체를 망설였기 때문에 뭘 따로 준비할 시간같은것도 없었고,
결국 가까운 홈플러스(!)에서 좀 무리수일 것 같은 간단한 물건 하나를 준비해서 현장으로 갔습니다.

완전체때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조금 기다리자 왠일로 사복을 입고 소녀시대 4/9 등장.
뮤뱅 끝나고 그거 갈아입을 생각 하지 말고 정시에 도착해주면 안되겠니.
시작은 언제나처럼 어색하게, 유리가 많이 기다리셨죠랬던가, 추우시죠랬던가...
암튼 거기에 '아니요~~'라니까 '그럼 바로 시작할께요'

언제나 그렇듯이 포스트잇에 이름을 적으라길래 이름 두글자를 적어놓고,
아래에 조그맣게 한 줄 멘트를 더했습니다.
언제부턴가 'xx님'과 'xx오빠'로 나눠지는 to. 뒤의 그 부분.
'님'은 정말 싫었지만 그렇다고 구차하게 '오빠'를 강요하긴 싫었어요.
다만 '님'을 거부했을 뿐. -_-


우에서 좌로 서현, 써니, 효연, 유리.
심호흡 한 번 깊게 하고 우리 막내 앞에 섰습니다.
"안녕하세요~"
"...씨익..끄덕끄덕..."
그리고 무리수를 던졌죠.
"이거 앞치마예요"
"우와~고맙습니다아~"
...앞치마가 그렇게 고마워해야 할 물건이었던거니.
"앞 잘 가리고 다니라고..."
"정말요? 헤헤"
음. 역시 좀 무리수였나. 써니나 효연이었으면 아마 박장대소하면서 받아주지 않았을까.
막내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이게 다 이 삼촌이 너의 예능감 촉진을 위해 준비한거란다.
...라는 생각이 얼핏 드는 그 순간, 이쁜 정수리를 보여주던 막내가 cd를 내밉니다.
"고마워요"
삼촌으로서의 여유와 품위가 느껴지는 자애롭고도 인자한 미소를 지어주며 cd를 받아 들었습니다.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괜히 곤란하게 하는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그냥 써니 앞으로 ㄱㄱ.

써니가 제 이름을 적은 포스트잇 밑에 멘트를 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이러면 더 쓰기 싫어지더라"
...아니요...저기...그게 아니라...님하...

효연이 제 이름을 적은 포스트잇 밑에 멘트를 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오빠시죠오?"
..ㅇㅇ...그렇게 봐주면 고맙...

유리가 제 이름을 적은 포스트잇 밑에 멘트를 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정말 싫으셨나봐요...죄송해요"
...아니 죄송할거 까지야...니가 그러면 나도 죄송해지잖아...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할때, 막내가 그러더군요.
cd많이들 사주시는데, 많이 사도 아깝지 않을 좋은 음악을 하겠다.
그래..많이 사는거 알아는 주는구나.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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